(경인미래신문=민경호 기자) 경기도교육청이 2024 IB(국제바칼로레아) 관심학교 62교를 선정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5일 경인미래신문 취재 결과 경기도교육청은 2024년 IB 관련예산으로 44억여 원을 편성한 가운데 초등학교 28개교, 중학교 24교, 고등학교 10교 등 총 62교를 선정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교육청이 선정한 IB 운영학교는 초등학교 45교 중 후보학교 10교, 중학교 35교 중 후보학교 7교, 고등학교 13교 중 후보학교 1교, 인증학교 1교 등 총 93교로 파악됐다.
지난 2022년 11월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고등학교에서는 학교 서열화나 사교육 유발로 갈 가능성이 있다"라며 "IB 학교를 시범 운영하려는 것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한국형 KB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라고 고등학교 과정은 도입을 하지 않겠다고 명확히 밝혔다.
이어 경기도의회와 경기도교육청도 IB 고등학교(DP) 과정은 도입을 하지 않겠다고 의견을 모아 일단락됐다.
도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 고등학교에서 IB 과정을 신청한 학교는 2교로 도교육청 예산 지원 없이 전액 학교 자체 예산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24년 IB 관심학교에 경기도 소재 고등학교가 10교가 선정된 가운데 교육정책이 불과 1년여 만에 바뀌어 학부모와 학생들이 대학진학을 놓고 수능과 IB를 선택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했다.
도교육청은 IB 관심학교에 선정된 고등학교에 500만원씩을 지원하는 등 IB 학교에 20억원, 교사 IB 연수비용 10억원, 컨퍼런스·포럼 등 4억원, 시도 분담금 10억원 등 총 44억여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2024 IB 관심학교 고등학교는 ▶광명, 광휘고 ▶남양주, 마석고 ▶양주, 덕정고 ▶부천, 송내고 ▶성남, 성남외고 ▶시흥, 서해고 ▶안양, 관양고 ▶평택, 현화고 ▶화성, 이산고·동탄국제고 등 10교와 2023년에 선정된 안양, 부흥고 등 총 11교가 후보학교는 안성의 죽산고등학교 등 총 12교가 지원을 받는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대한민국의 교사와 교육과정은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높은 수준"이라며 "외국의 민간 단체가 운영하는 교육제도 도입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의 초등교육과정은 IB보다 절대 뒤처지지 않는 뛰어난 교육과정을 유지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는 고입과 대입이다. 입시 등 사회적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는 학생들에게 또 다른 피로감만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IB의 문제점으로 ▶수능과 IB 평가 기간 중복 ▶IB 교육(예산)의 권리 포기 ▶민간 교육기간에 로열티를 지급하면서까지 공교육에 도입해야 하는 이유 등 제기됐지만 도교육청은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도 교육청은 "우선 도교육청의 예산을 사용하고 부족한 비용은 학교 자체 예산으로 사용한다고 했지만 결국 학교 자체 예산은 지자체 분담금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윤정 경기도의원은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고교학점제, 수시, 학종 등 다양한 제도로 혼선을 빚고 있는 과정에 IB라는 새로운 제도 도입으로 더욱 갈팡질팡하게 됐다"며 "고속도로 분기점에도 빨간선과 파란선 등으로 운전자에게 나아갈 길을 자세히 안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입시 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다"며 "교육부와 도교육청은 혼선이 발생할 수 있는 정책은 심사숙고 해서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에서 교편을 잡았던 한 유투버는 'IB로 뒷거래 안 하는 거 맞죠?'라는 제목으로 방송을 하는 등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