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선도사업, '하이러닝, 사용하지 않아 79%' · 'IB, 교육현장에 적합하지 않아 92%'

  • 등록 2024.11.08 18: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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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교사노동조합, 교사 1656명 대상 설문조사 실시 

 

(경인미래신문=민경호 기자) 경기교사노동조합(위원장 송수연, 이하 경기교사노조)은 지난 7일 경기도 교사들을 대상으로 ‘경기도교육청 선도사업(하이러닝, IB)운영’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월 21일부터 11월 1일까지 하이러닝과 IB(국제 바칼로레아)에 대해 총 1656명의 교사가 설문에 응했다.
  
‘하이러닝에 알고 있냐’는 질문에 68% '잘 알고 있다30%(499명), 알고있다 38%(625명)'의 교사들이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그 중 선도학교에 근무 중인 교사는 28%(391명)에 해당됐다.

 

하이러닝의 활용도를 묻는 질문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79%(1069명), ‘1달에 1~2회’ 13%(177명), ‘1주에 1~2회’7%(98명), ‘1주에 3~4회’ 3%(44명) 순이었다.

 

‘디지털 교과서와 하이러닝을 연계한다면 활용하겠느냐’는 질문에는 ‘활용하지 않는다’가 71%(1001명)였다. 

 

하이러닝에 대해 이미 많은 교사들이 알고 있고 그 중 30퍼센트 가까운 교사들이 선도학교에 근무하고 있음에도 하이러닝은 매우 낮은 활용도를 보였다. 

 

또한 주관식 답변을 보면 ‘예산낭비, 전시행정’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이며 ‘로그인부터 불편하다’, ‘잦은 버퍼링’ 등 낮은 편이성에 대한 지적부터 ‘불편한 메뉴 구성’, ‘콘텐츠 부족’, ‘용량 제한’, ‘글꼴 깨짐’ 등 낮은 성능에 대한 문제제기, 인프라의 부족 등 접근성과 활용도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이는 실제 하이러닝이 학교 현장에서 교수학습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고 밖에 볼 수 없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하이러닝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는 ‘장점없음’ 49%(693명), ‘개별학생 진단 용이’ 22%(312명), ‘수업의 편리성과 효율성’ 17%(235명) 그외 학습격차 해소, 자기주도학습능력 향상, 기타가 각각 4%에 해당됐다.

 

‘하이러닝 활용시 우려점’을 묻는 질문에는 ‘학생들의 지나친 디지털 기기 의존 55%(773명), ‘학습집중력 및 문해력 저하’ 29%(410명),  ‘활용능력 격차’ 10%(142명) 순이었다.

 

‘개선점’에 대한 질문에는 ‘기기보급과 관리 어려움·행정업무 부담’ 37%(529명), ‘양질의 교육컨텐츠 확대’ 33%(463명), ‘인터넷 환경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 ’18%(249명), ‘교사들의 인식 및 연수’와 ‘기타’가 각각 6%에 해당했다.

 

온라인 교수 학습에 대한 교육청과 교사들 사이의 큰 인식 차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AI를 활용한 온라인 플랫폼인 하이러닝으로 학생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교사들은 하이러닝의 장점 평가에 있어 굉장히 인색했으며 온라인 기기와 플랫폼 사용으로 인한 학생들의 디지털 기기 의존과 집중력과 문해력 저하를 크게 우려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IB 프로그램에 대해 알고 있냐’는 질문에는 62%(1025명)가 안다고 답했으며 ‘IB 관심·후보·인증학교에서 근무’ 중인 교사는 21%(217명)이었다.

 

‘기존 교육과정과 비교해 IB 프로그램이 교육현장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에 92% '매우 그렇지 않다 52%(537명), 그렇지 않다 40%(409명)'가 답했고 ‘그렇다’는 6%(62명)에 불과했다.

 

그렇지 않다고 답한 교사들은 그 이유에 대해 ‘과밀학급·과대학교가 많은 경기에 적합하지 않다’ 33%(311명), ‘행정업무경감 없이 안착되는 어려움’ 30%(283명), ‘대입 연계의 어려움’ 13%(125명), ‘논술형 사교육 조장 우려’ 8%(76명) 순이었다.
 

이 역시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수업과 평가로 학생들의 미래역량을 키우겠다'는 경기도교육청의 홍보와는 다르게 IB 프로그램의 필요성과 적합성에 대해 일선 현장의 교사들은 대부분은 동의하지 않았다.

 

현재 경기교육 환경에는 맞지 않으며 오히려 늘어난 행정업무로 인해 교육활동을 방해받고 있다고 느끼거나 IB가 사교육을 조장할 수 있으며 오히려 또 다른 교육 격차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났다.  

 

또한 하이러닝과 IB 학교와 같은 선도학교 지정 및 운영 시, 비민주적 조직문화도 수면 위로 나타났다.

 

‘하이러닝 선도학교 근무자에게 선도학교 운영의 어려움’을 묻는 문항에 ‘컨텐츠·시스템 구축 부족’ 49%(333명), ‘비민주적 강압에 의한 선도학교 신청’ 31%(210명)의 답변이 나왔다.  

 

‘IB 관심·후보·인증학교 교사에게 IB 프로그램 운영의 어려움’에 대해 ‘충분한 이해없이 운영’ 43%(247명) ‘선정 과정에서의 민주적 의견 수렴 부족’ 23%(131명), 행정업무 증가로 수업 준비 부족 15%(87명), ‘교육적 효과 미비로 인한 의욕 부족’ 13%(72명) 순이었다. 

 

송수연 경기교사노조 위원장은 "경기도교육청의 선도사업 관련해 현장 교사들의 의견은 ‘예산낭비’, ‘전시행정’, ‘비민주성’이라는 3가지 키워드로 요약됐다"며 "특히 경기도교육청은 미래교육실현이라는 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학교 현장에서는 그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경기도 교사들은 온라인 교수학습 플랫폼이나 대안적 교육과정 프로그램 보다 본연의 교육활동에 충실할 수 있는 환경 구축과 교육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기초학력 부진 정책과 지원이 더 중요하다고 인식했다"라며 "경기도교육청의 선도사업으로 인한 예산 쏠림으로 본질에 충실한 교육활동이 위축되고 늘어난 행정업무로 인해 교육활동이 방해받을 뿐만 아니라 무리한 선도학교 추진으로 학교 내 비민주적 문화가 양상되고 있다며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청취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경호 기자 kifuture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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