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미래신문=민경호 기자) 화재경보 수신기 비상 방송 설비를 차단해 소방설비를 사실상 무용지물로 방치하거나 소방 안전 관리자를 선임하지 않는 등 소방 안전관리를 부실하게 한 경기지역 노후 공동주택이 잇따라 소방 당국에 적발됐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올 1분기(1~3월) 준공 후 20년 이상 지난 경기지역 노후 공동주택 694곳을 대상으로 소방시설 차단‧폐쇄를 비롯한 소방 안전관리 기획단속을 벌여 불량한 115곳(16.6%)에서 165건의 위반행위를 적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가운데 입건 7건, 과태료 처분 42건, 조치명령 등 116건 등을 처리했다.
안산 소재 A아파트는 화재 발생 시 물을 공급하고 대피 안내방송 기능을 하는 옥내소화전 동력 제어반과 화재경보 수신기 비상 방송 설비를 차단해놓았다가 이번 단속에 적발됐다.
만일 이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소방설비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부천 소재 B아파트는 소방 안전 관리자 공백 시 30일 이내 선임해야 하는 법 규정을 무시한 채 기존 소방 안전 관리자가 퇴사한 이후 한달이 넘는 기간 동안 소방 안전 관리자를 선임하지 않았다.
화성 C아파트는 1년에 한 차례 이상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소방시설 자체 점검을 실시하지 않았다.
도 소방재난본부는 이들 아파트를 대상으로 소방시설법 및 화재 예방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입건했다.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소방시설 폐쇄 및 차단 행위 위반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화재의 예방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소방 안전 관리자는 30일 이내 선임하고 정기적으로 소방시설 자체 점검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일 이를 위반할 때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비상구 방화문을 훼손하거나 소방 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은 아파트도 적발해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조선호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은 "소방설비 차단‧폐쇄 행위는 매우 위험한 행위이므로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라며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대형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늘 염두에 두고 소방 안전관리에 신경을 써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