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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오피니언

[기자수첩] 1905년 을사조약과 2022년 IBO 의향서

제2의 교육의 주권을 넘기는 경술국치 행위
IB프로그램, 학생 주도적 학습 위해 꼭 필요

(경인미래신문=민경호 기자) 경기도교육청이 공교육 도입을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제바칼로레아(IB)가 행정사무감사에서 경기도의회 여·야 의원들로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사면초가에 놓였다.

 

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IBO)는 1968년에 창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 교육재단이다.

 

이 재단이 운영하는 IB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초(PYP)·중(MYP)·고(DP)·직업교육(CP) 과정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직업교육과정을 제외한 초·중·고 과정을 공교육에 도입하려 했으나 ▶로열티 지급 ▶IBDP 평가일과 수능일 중복 ▶대입(수능최저 점수 요구하지 않는 대학) 지원 한계 ▶교육과정에 대한 권리포기 ▶비용에 대한 의무부담 등 우려가 난무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도교육청은 행정사무감사에서 IBO와 체결한 의향서는 아무 법적인 효력이 없다며 "대구광역시교육청이 체결한 의향서와 대동소이 하지만 비밀유지 조항으로 공개할 수 없다. 앞으로 맺는 협약서 등은 공개하겠다"라고 밝혔다.

 

대구시교육청이 IBO와 체결한 의향서에 따르면 "▶발효일부터 시작해 당사자간의 협력각서(MOC)가 시행될 때까지 유효하다 ▶의향서 또는 협력각서 체결일, 둘 중 빠른 날에 만료되는 것으로 한다 ▶IB의 공식언어(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로 진행되는 과목과 동일하게 유효하지만 한국어가 IB의 공식언어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어 DP 과목에 추가해 모국어를 제외한 최소한 두 개의 다른 DP 과목 그룹에서 두 가지 과목을 IB의 공식언어로 평가 받아야 IB 디플로마(학위)의 수여를 위한 최소 이수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이 프로젝트나 협력각서 자체가 자동적으로 학교에 IB World School로서의 인증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IB World School이 될 수 있는 실제 인증은 IB가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세운 기준과 규약에 따라 IB가 독자적, 독점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다 ▶이 의향서에 따른 당사자들의 권리와 의무는 스위스 법률에 의해 작성, 적용을 받는다 ▶의향서와 관련된 어떠한 분쟁이나, 논쟁 또는 주장이 발생하면 스위스 중재 기관 회의소에서 스위스 국제 중재법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기로 한다 ▶이 의향서 내용은 공보 자료이며 이에 대한 공개 성명을 발표할 수 있음에 동의한다"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와 같이 대구광역시교육청과 IBO가 맺은 의향서가 알려지면서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및 더불어민주당 여·야 모두 우려의 한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4일 행정사무감사에서 IB 고등학교(DP)과정 도입에 반대하는 분명한 선을 긋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도교육청은 IB프로그램 도입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정책용역 및 정책토론회, 시범학교 연구 등 사전절차를 건너뛰면서까지 공교육 도입을 강행, 행정적 절차에 대한 문제도 도마위에 올랐다. 

 

의향서 공개와 비공개 등 주요쟁점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지난 14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오지훈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 하남3)은 경술국치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경기도의회가 임태희 경기교육감의 역점 사업인 국제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 운영비 관련 추경안 14억원을 전액 삭감했음에도 불구하고 도교육청은 내년도 본예산에 통과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도교육청은 경기도 200개 학교 IB 교육 운영 관련예산이 내년에는 교당 '2000만원 +알파'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지만 내년도 본예산에는 32억여원의 예산이 심의 중으로 알려져 신뢰도에 심각한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게 됐다.

 

한편 1905년 대한제국 외무대신 박제순과 일본 공사 하야시 곤스케가 을사조약에 서명을 했다.

 

이 조약 체결로 대한제국은 일본에 외교권을 양도하고 보호국으로 전락한 사실상 반식민지가 됐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조약이란 "국가 간의 권리와 의무를 국가 간의 합의에 따라 법적 구속을 받도록 규정하는 행위 또는 그런 조문으로 협약, 협정, 규약, 선언, 각서, 통첩, 의정서 따위가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 조약을 살펴보면 "일본국 정부와 한국 정부는 두 제국을 결합하는 이해공통주의를 공고히 하기 위해 한국이 실지로 부강해졌다고 인정할 때까지 이 목적으로 아래에 열거한 조관(條款)을 약정한다"라며 "▶제1조 일본국 정부는 도쿄에 있는 외무성을 통해 금후 한국의 외국과의 관계 및 사무를 감리 지휘할 수 있고 일본국의 외교 대표자와 영사는 외국에 있는 한국의 신민 및 이익을 보호할 수 있다 ▶제2조 일본국 정부는 한국과 타국 사이에 현존하는 조약의 실행을 완전히 하는 책임을 지며 한국 정부는 이후부터 일본국 정부의 중개를 거치지 않고 국제적 성질을 가진 어떠한 조약이나 약속을 하지 않을 것을 기약한다 ▶제3조 일본국 정부는 그 대표자로서 한국 황제 폐하의 궐하에 1명의 통감을 두되 통감은 오로지 외교에 관한 사항을 관리하기 위해 경성에 주재하면서 직접 한국 황제 폐하를 궁중에 알현하는 권리를 가진다 ▶일본국 정부는 또 한국의 각 개항장과 기타 일본국 정부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곳에 이사관을 두는 권리를 가지되 이사관은 통감의 지휘 밑에 종래의 재한국일본영사에게 속하던 일체 직권을 집행하고 아울러 본 협약의 조관을 완전히 실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일체 사무를 장리할 수 있다 ▶제4조 일본국과 한국 사이에 현존하는 조약 및 약속은 본 협약의 조관에 저촉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다 그 효력이 계속되는 것으로 한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을사조약에 찬성한 외무대신을 비롯해 이지용 내무대신, 이근택 군부대신, 이완용 학부대신, 권중현 농상공부대신은 을사오적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이로부터 5년 후 1910년 한일합병조약이 체결, 국권을 상실하는 경술국치로 이어졌다. 

 

경기도교육청이 공교육 도입을 목표로 강력히 추진하는 IB프로그램이 학생 스스로 생각을 키우고, 공정하고 객관성을 갖춘 논·서술형 평가로 학생의 자기 주도적 성장에 꼭 필요한 교육제도가 될지, 경기도의 교육주권을 해외 민간업체에 넘기는 제2의 경술국치의 정책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